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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이는 향기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부드러운 낯빛과 향기로운 감성이 충만한 세상....." SNP화장품과 병원개발 화장품 정보제공, 모공수축관리, 블랙헤드 제거, 밍크오일 관련 제공, 휴식을 위한 이야기, 드라마, 시,오페라, 연극, 영화,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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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이의 FUN STORY/시,소설,책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91건

  1. 2012/03/15 이유 없는 두려움 / 댄 가드너 -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왜 벌벌 떠는가
  2. 2012/03/12 미의 사색가들 - 다카시나 슈지
  3. 2012/03/09 장편 ‘빌라 아말리아’ 펴낸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 “내부의 불이 있는 후미진 쉰살 건너가기”
  4. 2012/02/24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 엘든 테일러 / 나의 소비습관·식욕·가치관… 누군가에게 세뇌된 것이라면
  5. 2012/02/24 2030년 그들의 전쟁 - 알버트 브룩스 / 암·치매 정복 후… 노인테러로 얼룩진 디스토피아
  6. 2012/02/21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7. 2012/02/13 원더보이 - 김연수 / 초능력 소년, 80년대 내달리다
  8. 2012/02/08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 이부영 / “혼 찾아 병 고치는 무당은 정신과 의사의 조상”
  9. 2012/02/01 회색 쇼크 - 테드 C
  10. 2012/01/27 프로이트와 이별하다 - D 스티븐슨 본드 / 집단 무의식은 망상 아닌 ‘100만 살 된 영혼’과의 접속
  11. 2012/01/27 니치 - 제임스 하킨 / 틈새는 이젠 대세… “평범한 소비자보다 애호가를 공략하라”
  12. 2012/01/19 구글의 배신 - 시바 바이디야나단 / 세상 보는 렌즈가 된 구글, 당신은 뭘 얻었나
  13. 2012/01/17 여자도 모르는 여성 호르몬의 모든 것
  14. 2012/01/13 호프만의 허기 - 레온 드 빈터 / 불면과 폭식… 영혼이 고독한 인간의 공허한 일상
  15. 2012/01/10 마음을 다스리는 심리 동화
  16. 2012/01/06 쫄지마, 청춘! - 김진각, 박광희 지음 / 멘토계 대표선수가 말한다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이유없는 두려움》의 저자 댄 가드너는 "두뇌, 대중매체, 두려움을 부채질해서
                이득을 얻는 개인과 조직이란 세 요소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두려움 회로’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뭉크의 ‘절규’.




이유 없는 두려움

댄 가드너 지음 / 김고명 옮김 / 지식갤러리 / 516쪽 / 1만8000원

까닭없는 두려움 커지면 의사결정 미루고 이성 따라야

9.11테러 이후 미국인들은 또 다른 테러 공포에 몸을 떨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생존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며 이슬람 세계를 정조준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서방 세계 전체가 존재를 위협하는 실제적인 위험에 직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포는 증폭됐고, 보통사람들의 일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장거리 이동에도 비행기 대신 승용차를 택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더 안전하게 됐을까. 결론은 “아니다”. 9.11테러 희생자 수의 절반이 넘는 1595명이 자동차를 택했다가 사망했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9.11테러 희생자 수 또한 미국에서 일상적인 범죄에 희생된 사람 수의 5분의 1에도 못미친다.

왜 공포는 늘 증폭되며, 사람들은 더 큰 두려움에 휩싸여 헤매게 되는 것일까. 《이유없는 두려움》은 이런 ‘두려움의 문화’에 대한 고찰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어떻게 위험을 인식하는지 설명하고, 두려움을 일으키는 심리적 기제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인류가 지금처럼 안전하게 삶을 영위한 때도 없었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받은 로버트 포겔 시카고대 교수도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금껏 이 지구 위에 살았던 7000여 세대 중 어느 세대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기한 진화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느긋하게 삶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데 실상은 정반대다. 전혀 느긋하지 않다. 늘 두려움에 떤다. 무언가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유없는 두려움’에 전율한다.

두려움은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감정일 수 있다. 위험을 두려워하면 위험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게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없는 두려움은 성질이 다르다. 위험에 직면해 내리는 결정이 갈수록 어리석어지는 까닭도 이 이유없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저자는 “두뇌는 전적으로 구석기 시대의 산물”이라며 “태곳적 두려움이 현대인의 이성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익숙할리 없는 원시인의 뇌가 TV 등을 통해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면 마치 짐승에게 공격을 받은 듯 반응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무의식 세계에 도사리고 있던 두려움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과정을 추적한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준점을 바탕으로 해답을 찾는 ‘앵커링 효과’로 인한 착각이 치명적인 판단오류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에 머릿속에 ‘닻을 내려’ 설정한 정보에 의해 나중에 내리는 결정이 좌우된다는 것. 독일 심리학자 스트랙과 무스바일러가 2006년 발표한 실험 결과는 판사들도 이 앵커링의 덫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간범 재판을 맡은 판사들이 쉬는 시간에 기자들이 전화를 걸어 “형량이 3년 이하이냐”라고 물은 경우 판사들은 평균 3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기자들이 다른 판사들에게 “형량이 1년 이하이냐”고 묻자 판사들이 내린 형량은 평균 25개월로 뚝 떨어졌다. 앵커링 효과 외에 판단오류를 일으키는 전형성의 법칙, 호오(好惡)의 법칙, 사례의 법칙, 집단극화현상 등도 연구결과를 펼쳐보이며 설명한다.

저자는 두려움이 늘어나는 현상은 원시적인 뇌의 작용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두려움 장사’가 그중 하나다.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 등은 여러가지 두려움을 일으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날마다 정교하게 계산해 만든 메시지를 퍼부어대며 두려움을 조장한다. 왜곡된 수치, 비합리적인 결론까지 끌어들이며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을 파고든다. 대중매체는 그 중요한 수단이다.

저자는 두뇌, 대중매체, 두려움을 부채질해서 이득을 얻는 개인과 조직이란 세 요소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두려움 회로’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두려움을 증폭시킨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이유없는 두려움은 현대사회의 필연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이를 악물고 이성의 명령을 따르면 그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 한국경제신문 /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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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사색가들 | 다카시나 슈지·학고재

필자가 전공한 예술학은 태어난 지 불과 100여년 된 신생 학문 분과이다. 서구 모더니즘의 발흥과 함께 탄생한 인간 중심주의 인문학이 주류를 이룬 근현대 서구 문화의 적자 중 하나이다.

예술학은 미학과 미술사의 방법론을 결합한다. 미학의 논리와 사변성을 미술사의 엄밀한 고증적 역사적 방법론과 결합한 것이다. 또한 미학이 자연적 현상까지 미적 범주에 넣는 반면 예술학은 인간이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제작한 예술작품에 근거한 비평행위이다. 그래서 미학적 방법론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증적이다. 인간이 만든 작품에 국한된 행위이기에 근현대 인문학의 적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으로 학문으로서의 실증성과 객관성을 추구하는 한편, 직접 작품 자체와 자신의 감수성을 대결시켜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비평 태도는 마침내 미학이나 역사학과는 다른 독자적 영역의 예술학을 탄생시키게 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예리한 감수성과 엄격한 감식안’이다.

일본 미술계의 대표적인 학자인 다카시나 슈지 교수는 이러한 예술학의 제 논의들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하나의 단일한 학문 분과로 자리매김한,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생산된 논의들을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엘리 포르부터 카시러까지 모두 22명의 걸출한 학자들의 삶과 고민들을 매우 충실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역사적 해석과 미학적 비평을 일치시키려 한 크로체에서부터, 텐느로 대표되는 ‘역사주의적 관점’, 그리고 그와 대극에 서서 ‘역사의 필연’보다는 ‘천재의 개성’을 더 신뢰한 작가주의 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학적 접근을 균형감각을 가지고 서술하고 있다. 역자가 후기에서 밝혔듯이 입문자뿐만 아니라 전공자를 위해서도 매우 훌륭하고 성실한 책이다. 다만 1970년대 이후 생산된 여성주의를 비롯한 다양한 논의들이 빠져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윤재갑 | 큐레이터>

ⓒ 경향신문 & 경향닷컴(
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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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64)의 장편 ‘빌라 아말리아’(문학과지성사)는 우리 내면에서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수동성을 깨닫는 순간, 하나의 삶에서 새로운 삶으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안 이덴. 마흔일곱 살인 그녀는 16년 동안 함께 살아온 남편 토마와 결별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안의 결별 선언은 겉으론 토마의 외도를 참다못해 내린 결정이지만 그 내면은 훨씬 복잡하다. 오히려 그것을 참고 견뎌야 하는 자기 안의 위선을 직시하면서 현재의 삶을 수선하기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출발을 선택하겠다는 능동성의 결단인 것이다. 수동성과 능동성의 대비가 소설의 작동법인 셈이다.

안은 우선 지금까지의 삶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한다. 과거에 속한 일체의 것과의 결별, 즉 직장과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집과 피아노와 가구를 매각하며 은행계좌와 신용카드를 폐쇄한다. 옷과 가방과 핸드백도 폐기하는가 하면 아버지의 사진을 포함, 앨범 속 모든 사진들을 소각한다. 이런 일련의 행위는 마치 임종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자기 안의 사회적 자아를 죽여서 부활을 꾀하려는 몸짓처럼 읽힌다. 과거와의 단절을 끝낸 그녀는 유럽 일대를 여행하다가 이탈리아 나폴리만의 이스키아 섬에서 찾아낸 ‘빌라 아말리아’, 즉 아말리아 가문의 집을 전세로 얻어 후반기 삶을 꾸려나간다. 그녀는 왜 ‘빌라 아말리아’를 선택했을까.

“그녀는 지아 아말리아의 집을, 테라스를, 만(灣)을, 바다를 열정적으로 강박적으로 사랑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모든 사랑에는 매혹하는 무엇이 있다. 우리의 출생 한참 후에야 습득된 언어로 지시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무엇이 있다. 한데 그토록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은 이제 남자가 아니었다. 그녀에게 오라고 부르는 집이었다. 그녀가 매달리려는 산의 내벽이었다. 풀과 빛과 화산암과 내부의 불이 있는 후미진 곳이었다.”(156쪽)

‘내부의 불이 있는 후미진 곳’이야말로 쉰을 바라보는 그녀 자신의 내면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키냐르는 “나이가 들수록 첫 눈에 사람보다는 장소에, 그리고 자연에 매료되는 일이 점점 자주 일어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빌라 아말리아’라는 장소가 인물로 등장하는 그의 첫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안은 ‘빌라 아말리아’에서 의사 레온하르트를 만나고 그의 어린 딸 레나와 각별한 사이가 된다. 또 그곳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 쥘리에트에게 레나의 보모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세 살배기 레나와 쥘리에트와 안, 세 여자는 그들만의 특별한 사랑을 나누며 풍요로운 시간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땅콩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레나가 숨지자 이들의 공생 관계는 종지부를 찍는다.

“공생 관계에서는 각자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상대방을 사정없이 착취한다. 만일 하나가, 우연히, 상대방을 과도하게 착취하는 경우, 그로 인해 파트너는 질식한다. 상대방이 굶주리게 되면 그 자신도 죽는다. 공생 관계를 균형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318쪽)

소설은 안이 ‘빌라 아말리아’를 떠나 프랑스로 귀환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지만 작중 인물들이 그려낸 크고 작은 교집합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국민일보 /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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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들어 담배 소비량이 주춤했다. 담배회사는 여성에게 눈을 돌렸다. 하지만 여성 흡연율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여성의 흡연은 금기시됐기 때문이다.

'홍보의 아버지'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이런 사회 통념을 역이용했다. 그는 흡연을 여성해방과 연결 지었다. 그렇게 나온 '꼼수'가 자유의 횃불 행진. 1929년 젊은 여성들은 담배를 피며 뉴욕 맨해튼 등 주요 시가지를 행진했다. 이 행진 이후 사람들은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같은 해 여성 흡연율은 1923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물론 담배회사가 이 행진을 기획했다는 건 아무도 몰랐다.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는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는 일은 민주주의 사회와 경제가 유지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버네이스의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한다. 도처에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조종하려는 이들이 넘쳐난다는 얘기다. 미국 최면치유협회가 공인한 최면치유사이자 책의 저자인 엘든 테일러는 그 세뇌의 핵심에 프로이트가 말한 '잠재의식(무의식)'이 있다고 말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수면 위로 나온 빙산(의식)은 수면 밑에 있는 빙산(무의식)의 극히 작은 일부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은 합리적인 의식보다는 통제 불가능한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저자는 의식할 수 없는 자극이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 감정과 행동을 조종한다고 설명한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의 TV 광고에 나온 'RATS(쥐새끼)'란 단어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앨 고어의 얼굴 위에 이 단어가 30분의 1초 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꼼수를 들킨 공화당은 민주당(DEMOCRATS)이란 단어의 끝 세 글자이며, 사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 에모리대 연구진은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RATS란 단어에 노출된 사람은 해당 후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보고했다.

도박장의 슬롯머신이 금속접시를 쓰는 건 도박을 부추기기 위한 장치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딴 돈이 이 접시에 떨어질 때 나는 경쾌한 소리가 사람을 흥겹게 해 도박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세뇌된다는 사실을 하나 둘 알면 '진짜 나는 누구일까' 하는 물음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진짜 나를 찾는 방법 몇 가지를 추천한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명상, 자기최면과 자기암시 등이다.

이 책은 무의식을 조종하는 사례가 담긴 1부와 무의식을 잘 활용해 건강한 삶을 사는 법을 일러주는 2부로 이뤄졌다. 다양한 예를 들며 세뇌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한 1부와 달리 2부의 내용은 다소 추상적이다.

ⓒ 인터넷한국일보(
www.hankooki.com) /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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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수명이 너무 길어진 건 아닐까'라는 의문은 엉뚱하다 못해 당돌하다. 불사(不死)의 욕망은 유사 이래 인류의 염원이었건만 너무 사신 것 아니냐니. 하지만 이 질문이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것은 인간이 아직 불사의 꿈에 접근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아무리 애를 써도 90세 안팎의 한계치에 수렴해가는 수준이다.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나 보이는 것은 영아사망률이 줄어 든 것도 큰 몫을 한다. 무엇보다 암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난치병들이 불사를 향한 행진을 가로 막고 있다.

그런데 이 병들이 정복된다면(아마도 언젠가 정복될 것이다)? 물론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간의 수명은 100세를 훌쩍 넘길 것이다. 의학과 과학이 정말 우리를 불사 근처로 인도하고 있다고 실감할지도 모른다. 아, 이 얼마나 눈물 나게 기쁜 일일까. 정말?

미국의 영화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 감독, 제작자인 알버트 브룩스의 <2030년 그들의 전쟁>은 지금부터 약 20년 뒤 암과 알츠하이머가 정복된 미국을 그린 미래 소설이다. 수명은 늘었고 당연히 돈 많은 노인들은 그런 세상을 반기고 즐긴다. 그러나 사회 전체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사회보장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미국은 이미 퇴직연령을 73세로 연장했다. 의료보험료는 최대한 올리고 보장 범위는 최소화했지만 그래도 의료비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의 재정은 파탄 상태다. 빚 갚는 건 고사하고 이자라도 내고, 의료보장비를 감당하기 위해 갈수록 늘어가는 세금 부담에 온 국민이 짓눌린다. 문제는 같은 세금을 내더라도 고령자들은 그 혜택을 보지만 젊은이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세대간에 긴장감이 흐른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고 만다.

2026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 근처에서 카지노로 가던 버스 안에서 12명이 총에 맞아 9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한다. 버스에는 30명이 타고 있었지만 40세가 안 된 젊은 사람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총을 쏜 사람은 26세 남성. 조사 결과 그는 어느 하원의원에게 '자신은 평생 한 번 병원에 간 적도 없는데 어마어마한 의료보험료를 왜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노에 찬 편지를 보냈다. 직장에서 강등되고 월급도 깎여 할머니 치료비를 낼 수 없다는 내용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도 있었다. 피터팬에 집착해 '늙고 낡은 것은 무엇이든 혐오'하는 인간이었다. 비슷한 사건이 2년 뒤 애리조나주의 퇴직자 아파트 주변에서 또 났다. 샌디에이고의 은퇴자 지구에서는 자살폭탄이 터졌다.

소설 속 맥스나 캐시처럼 지극히 평범한 20, 30대들이 이 같은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이런저런 단체를 결성한다. "우린 모두 단 한 가지의 이유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빌어먹을 미국이란 나라가 우리 청년들 따윈 거들떠도 안 본다는 거죠. 노땅들이 떠넘겨준 빚이나 갚으며 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높일 때가 됐습니다. 더 이상 빚 갚는 인생은 싫다 이겁니다." 집을 팔았는데도 남아 있는 주택론을 갚아야 하는 것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치료비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젊은이들은 테러를 감행해 대통령에게 투표권을 70세로 제한해야 모든 세대가 공평한 권리를 가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설은 이밖에도 첫 유대계 대통령 번스타인, 암 치료법을 발견해 벼락부자가 된 뮐러, 규모 9.1이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 지진을 만나 집을 잃어버린 80세 노인 브래드, 중국에서 성공한 의료보건서비스로 미국에 진출해 결국 미국 대통령까지 되는 셴 리 등 다양한 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일화들이 얽히고설킨다.

영화 '드라이브'로 지난달 전미영화비평가협회가 주는 남우조연상을 받은 브룩스는 지난해 이 책을 낸 뒤 여러 인터뷰에서 소설이 아니라 "뉴스 같은 이야기"로 읽어 달라고 말했다. 의료보장비를 둘러싼 엄청난 사회적인 부담을 강조하고, 지진 재건 참여 후 중국이 LA 세금의 절반을 가져간다는 설정이나 중국계 미국 대통령의 탄생 등 소설의 중심 소재가 다분히 보수 코드라는 점이 거슬리는 독자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 상상력 넘치는 픽션은 김정일이 죽고 북한이 2013년에 남한에 흡수된다는 소설 속 한 대목처럼, 다소 성급할진 몰라도 충분히 예언적인 것이다.

ⓒ 인터넷한국일보(
www.hankooki.com) /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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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 바슬라프니진스키·푸른숲

일기를 쓰는 행위가 기도와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니 밤마다 일기를 쓰는 사람의 영혼은, 밤마다 기도를 하는 사람의 영혼과 같을 것이라고. 한 사람의 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은, 한 사람의 영혼을 느끼는 일이 아닐까. 일기라는 글이 애초에 세상과 타인들의 이해를 목적으로 쓰인 글이 아닐 터이니. 인간의 발이 아닌 새의 발을 타고난 자, 춤이 삶의 방식이자 통로인 자, 춤이 영혼이자 생명이고 신앙인 자의 일기는 어떨까.

‘목신의 오후’로 유명한, 무용의 신으로 불리는 러시아의 전설적 발레 무용가 바슬라프 니진스키(1890~1950). ‘신은 니진스키를 창조했다. 그리고 파괴했다’는 말처럼 그는 십 년이라는 짧은 전성기를 보낸 뒤, 불치의 정신질환으로 요양원을 전전하다 생을 마감했다. 그의 일기는 정신의 붕괴가 시작되던 시점에 집필된, 의식과 무의식, 기억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록물이다. “그 모든 걸 깡그리 써두고 싶다”는 절박함에서 시작되어 6주에 걸쳐 기록된 그의 일기는, 천재 예술가가 발광 직전에 쓴, 발광의 전조가 고스란히 담긴 전무후무한 기록물이 되었다.

이 책은 ‘삶과 죽음’ 크게 두 장으로 나누어지는 니진스키의 일기와 그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일기는 내면 고백일 뿐 아니라 신과 인간, 자연과 지구, 질병과 가난, 삶과 죽음에 대한 독창적이고 날카로운 고찰이 담긴 철학서이기도 하다.

그의 문장들은 그가 추었던 춤만큼이나 압도적이고 자유로우며 힘찰 뿐 아니라 심지어 문학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비행기는 전쟁의 수단으로 이용되면 안 된다. 비행기는 사랑이다. 나는 비행기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새들이 없는 곳을 비행할 것이다. 나는 새들을 사랑한다. 나는 그들을 겁나게 하고 싶지 않다.”

니진스키의 일기를 읽기 위해서는 우선 그의 고독하고 불가지한 영혼을 마음껏 느끼고 즐길, 그리고 위로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 <김숨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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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일곱 번째 장편소설 '원더보이'

엄혹했지만 가슴 뛰던 시절 비열하고 상처 받은 군상들

작심하고 재미있게 써내려가 더 나은 세상 향한 위로 됐으면

소설가 김연수(42)씨가 일곱 번째 장편소설 <원더보이>(문학동네 발행)를 냈다. 처음으로 10대를 주인공으로 세우고, 초능력을 지닌 존재들을 등장시켜 작품에 환상성을 부여한 점이 예전 장편들과 차별된다. "재밌는 소설 한 번 써보자, 작심하고 썼다"는 작가의 설명처럼, 특히 소설 전반부의 단순명료하고도 경쾌한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중반 이후에는 김씨 특유의 복잡하고도 정교한 플롯과 허를 찌르는 반전이 독자를 기다린다.

소설은 한 고아 소년의 열다섯에서 열여덟 살 시절, 1984~87년의 이야기다. 과일 행상인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소년은 아버지의 트럭을 타고 귀가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며칠 만에 깨어난 소년이 마주한 건 아버지의 부음과, 자신이 간첩들의 도주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낸 애국자의 아들이자 일주일 간의 혼수상태를 기적처럼 이겨낸 '원더보이'로 불린다는 황당한 현실.

또 하나, 사고 순간 '우주의 모든 별들이 운행을 멈추고 뿜어내는 빛'을 받은 소년에겐 남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읽고 그 고통을 제 몸처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초능력 소년을 통해 '소통의 불가능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김씨의 문학적 화두와도 같은 역설이 다시금 형상화된다.

군사정권의 하수인으로 정보부장 자리를 노리는 권 대령은 소년을 앞세워 출세를 도모한다. 소년을 방송에 출연시켜 정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시국사범 취조에 끌어들여 독심술로 자백을 받아내라고 종용한다. 권 대령은 미국인 초능력자를 초빙해 소년의 교육을 의뢰하는데, 소년은 그에게서 자기를 낳다가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에 관한 뜻밖의 말을 듣는다. "네 엄마의 메시지가 너를 찾고 있다."

권 대령으로부터 탈출, 그가 보낸 초능력 3인조에게 쫓기면서, 어머니(의 메시지)를 찾아나선 소년의 유랑기가 소설의 중후반부다. 사고무친인 그는 화염병 던지기의 달인이라는 운동권 대학생 선재 형, 우주의 운행에 맞춰 농사를 짓는 무공 아저씨, 해직 기자 출신으로 '불온한' 사회과학 출판사를 운영하는 재진 아저씨의 도움을 받는데, 이들은 80년대 저항자들의 초상이기도 하다. 소년의 후견인 중엔 남장여자 강토 형(혹은 희선 누나)이 있는데, 소설은 그녀가 약혼자를 잃고 남장 인생을 선택한 사연을, 소년의 어머니 찾기와 더불어 정교한 미스터리 기법으로 풀어간다.

80년대 군사정권, 정확하게는 5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주인공 소년은 1970년생인 작가와 나이가 같다. 흔히 엄혹했던 시절로 기억되는 이때가 김씨에게는 "우연히도 내 소년기와 겹쳤던 시기"이기도 하다. "(소설의 시작 시점인) 1984년부터 팝송을 듣기 시작했어요. 마침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듀란듀란 등 엄청난 가수들이 쏟아져 나온, 내게는 가슴 뛰는 해였죠. 1984년의 소년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시간이 멈추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당시 소년들에겐 대단한 판타지였죠. 시간이 멈춘 새 여자 목욕탕을 훔쳐본다든가 하는.(웃음) 염력으로 쇠숟가락을 구부리는 유리 겔라, 불가사의한 임사체험도 그랬고요." 당대 소년들을 사로잡았던 이들 하위문화는 소설 곳곳에 배치돼 이야기의 동력이 된다.

그러고 보면 김씨의 이전 장편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연재 마감을 앞둔 <희재>의 주인공들도 나이는 다르지만 모두 작가와 동년배다. "소설가는 자기 시대에 대한 보고자"라는 김씨의 입장에 기대서, <?A빠이, 이상> <밤은 노래한다> 등 편집증에 가까우리만치 꼼꼼한 사료 취재가 돋보이는 그의 역사소설과 더불어, 이들 작품을 김연수 소설의 한 계열로 봐도 무방하겠다. 김씨는 "세대와 시대 환경이 달라도 소년 시절은 공통적인 데가 있다"며 "소년기에 힘든 일을 겪는 어린 세대에게 이 소설이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인터넷한국일보 /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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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의 권위자는 ‘귀신’의 존재를 어떻게 볼까. 최근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한길사 펴냄)을 낸 이부영(사진) 한국융연구원 원장을 지난 3일 서울 성북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장과 미국 뉴욕 유니언신학대학원의 석좌교수를 지낸 이 원장은 1961년부터 스위스 융연구소에서 6년간 머물며 융학파 분석가 자격증을 취득했고, 정년퇴직한 1997년 융연구소를 설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있다. 정신분석의 대가 가운데 그가 더욱 독특한 것은 서울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부터 시작해 융연구소와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계속 한국의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써왔다는 점이다. 이번 책은 평생 샤머니즘과 정신분석학의 양날개로 날아온 연구의 결정판이다.

귀신을 불러낸다는 무당을 평생 관찰하고, 인간의 심리를 연구해온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를 물었다. 첫 답변은 “실제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첫 답변에 대한 실망스런 표정을 읽었음인지 그는 금세 부연했다.

“귀신을 실체로 믿는 사람들에겐 존재하는 것이고, 이를 믿지 않는 기독교인들에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으로 보면 귀신은 무의식의 콤플렉스로 볼 수 있다.”

20대 때 가톨릭에 귀의한 신자이면서도 ‘융 신자’라고 할 만큼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신봉자인 이 원장은 융의 말로 답을 대신했다. 융의 노트를 보면 ‘처음엔 무의식의 투사라고만 생각했던 귀신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기 어렵다’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어 1960년대 융연구소에서 수련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경남 진주에서 ‘아이의 귀신’이 들렸다는 무당에게 점을 친 체험을 들려주었다.

“무당이 나의 돌아가신 선친이라며 ‘나는 추운 데서 고생하고 있는데, 너는 네 걱정만 하고 있느냐’고 추궁하는데, 그때 정말 선친이 왔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만약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해 뭔가 말로 표출했다면 계속 대화가 이어졌을 텐데, 이성적이고 합리성을 존중하는 내 쪽에서 더 반응하지 않자 무당도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문학은 픽션(허구)이지만, 거기에 진실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죽은 자(귀신)와 대화를 하거나 멀리 있는 가족의 죽음을 꿈 등을 통해 인지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의 무한한 의식이 가지고 있는 ‘절대 지(모든 것을 앎)’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동시성의 현상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융의 수제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폰 프란츠가 “죽는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인지할 수 없는 세계로 가는 것”이라고 한 말을 전하며 흥미있는 일화 하나를 더 들려주었다.

“죽은 자에 대해 5번의 꿈을 꾼 의뢰인이 폰 프란츠에게 해석을 부탁했을 때, ‘2건은 죽은 사람이 진짜 다녀간 것이고, 3건은 자신의 콤플렉스가 나타난 것’이라는 답을 듣고, 믿기지 않아 같은 꿈을 들고 융에게 분석을 의뢰하자 융도 똑같은 결론을 내려 놀랐다고 한다.”

이 원장은 “샤먼(무당)은 엑스터시로 황홀경에 빠져 환자의 ‘잃어버린 혼’을 찾아줘 병을 고치는데, 그런 면에서 그들은 ‘정신과 의사들의 조상’”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 책에서 샤먼이 되기까지 꿈과 무병을 통해 육신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을 비롯해 수많은 고통을 겪는 입무(入巫)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런 고행과 고통이 타인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 책의 부제를 ‘고통과 치유의 상징을 찾아서’라고 한 것도 샤먼이 겪는 고통의 의미와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샤먼이 힘든 고통의 과정을 겪고 자기를 넘어섬으로써 치유자로 거듭나는 것과 같이 누구나 고통을 겪고 이겨냄으로써 내적으로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요즘은 아이들을 과잉보호해 의존심만 갖게 하고, 기를 살려주기만 했지 충동을 절제하고 감내하도록 길러내지 못해 고통을 견뎌내지 못한 채 쉽게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어른들도 무조건 고통을 기피하고 술과 환각제로 이를 넘길 생각만 할 만큼 나약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진정한 종교인이 사라지고 장사치가 많아진 것처럼 샤먼의 세계도 가짜 무당이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신화를 제대로 보존해오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만신(萬神)은 별처럼 많은 무의식을 보여주고, 샤먼의 무가(巫歌)는 고대 신화와 원형을 발견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샤먼은 사라져도 운동 경기의 응원 무대에서, 광화문의 시위 현장에서, 예배당에서 모습을 바꿔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겨레신문사 /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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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색 쇼크 | 테드 C.피시먼·반비

“요즘은 퇴직 자금 상담하기가 너무 힘들어. 사람들이 목돈을 쥐고서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앞으로 살날이 너무 많이 남은 게 오히려 불안한 거야.” 10여년 전, 은행에 다니는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다. 그 얼마 뒤부터 고령화 사회라는 말이 흔해지더니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대비’라는 말을 쓰기에는, 어쩌면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한 세대 사이에 이런 변화의 조짐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임종과 장례식 장소가 집에서 병원으로 이동했으며, 회갑 기념 가족사진 속의 인물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다가 회갑연 자체가 사라졌다. 병원 환자 대기실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반 이상은 노인이다. 오늘날 눈부신 기동력을 자랑하며 정치적 이슈의 현장에 거의 빠짐없이 출동하는 ‘활동가 단체’는 바로 70~80대 노인들로 구성된 ‘어버이연합’이다.

인류가 출현한 이래 무병장수는 인간의 보편적 꿈이었다. 현대는 이 오랜 꿈의 실현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시대다. 생명 연장과 노화 억제를 위한 과학, 기술, 지식, 시설, 도구 등이 모두 엄청나게 늘었다. 그 덕에 요즘 사람들은 자기 할아버지 세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인류의 오랜 염원이 거의 달성된 듯 보이는 이 시대는, 역설적으로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생명’이 안전해지면서 ‘출산’에 대한 욕망은 감퇴했다. 현대 이후는 노인이 흔하고 젊은이가 귀한 시대다. 흔하면 천해지는 것이 불변의 진실이다. 그동안 노인들은 권력, 재산, 지식 등의 ‘자원’을 사실상 독점했으나 이제 그 자원들을 둘러싼 세대 간 투쟁의 장이 열릴 것이다. 현재의 눈으로 볼 때 그런 미래는 불안하고 암담하다. 이 불안을 극복하려면 미래의 눈으로 미래를 봐야 한다. ‘미래의 눈’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 <전우용 |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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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이별하다/D 스티븐슨 본드 지음·최규은 옮김/412쪽·1만7500원·예문

“마치 누군가로부터 ‘건네받은’ 것처럼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글을 쓰면서 떨칠 수 없었던 건 ‘저기’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바를 내가 그저 ‘필사’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 글은 결코 내 노력만으로 ‘창작’해낸 작품이 아니다.”(존 로널드 톨킨, ‘니글의 이파리’ 중)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은 자신의 이성과 역량만으로 작품을 쓴 게 아님을 여러 차례 밝혔다. ‘알 수 없는 힘’이 창조의 원천이었다는 것.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도 내면에서 솟아오른 미지의 힘 덕분에 작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융은 이런 미지의 힘을 ‘집단(원형) 무의식’이라고 명명했다.

융은 스승인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다진 인물. 하지만 그는 한 사람의 정신세계가 성적 본능과 어린 시절의 경험에 종속된다는 스승의 ‘개인 무의식’ 이론에 의문을 표했다. 그보다는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존재해온 ‘집단 무의식’, 즉 100만 살(歲) 된 영혼이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지혜의 보고이자 영감의 원천이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힘이라고 봤다. 집단 무의식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신화다.

심리치료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는 책에서 융의 심리학, 즉 집단 무의식을 토대로 현대인의 의식 구조를 파헤쳐 간다. 예를 들어 “해몽은 인류가 유사한 꿈의 패턴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절벽에서 떨어진다거나 멈추지 않는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귀신에 쫓기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전쟁이나 자연 재앙을 앞두고 이를 예언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도 많다. 융에 따르면 이는 예지력 때문이 아니라 집단 무의식의 네트워크에 접속한 결과다.

융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13년 10월 융은 시신더미가 홍수처럼 유럽 전역을 뒤덮는 환영을 봤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아홉 달 전이다. 2주 후엔 “똑똑히 봐라. 이건 모두 사실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환청도 들었다. 융은 환영과 환청에서 영감을 얻어 ‘망자를 위한 일곱 편의 설교문’을 완성했다. 이 경험은 그가 집단 무의식에 천착하는 계기가 됐다. 저자는 사람들의 이 같은 경험을 망상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100만 살 된 영혼’과의 조우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집단 무의식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개인적인 딜레마에 봉착할 때 집단 무의식이 해결책을 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때로는 너무 분석만 하지 말고 마음 깊은 곳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 동아일보 & donga.com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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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치…제임스 하킨 지음·고동홍 옮김 | 더숲 | 336쪽 | 1만6000원

1969년 첫 매장을 연 미국의 의류업체 갭(Gap)은 오랜 시간 성공가도를 달렸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청바지와 티셔츠는 반항적인 10대와 그들의 부모, 조부모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브랜드 이름은 ‘세대 차이’(generation gap)에서 따왔지만, 갭의 옷은 세대를 포괄해 사랑받았다. 갭은 유럽, 아시아로 매장을 확대했으며 몇 개의 의류 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1999년부터 모든 것이 변했다. 매장에 시끄러운 댄스 음악을 틀어놓은 라이벌 업체 아베크롬비 앤 피치가 젊은 고객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칸 어패럴, 에이치 앤 엠 등도 갭의 영역을 잠식했다. 갭 경영진은 젊은 고객들의 사랑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손바닥만한 상의, 밝은 핑크색 바지를 들여놓고 음악을 틀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10대는 자존심을 버린 갭의 전략을 비웃었고, 전통적인 30대 중반 이상의 고객은 갭의 변신을 불쾌해했다. “모든 이의 마음에 들려고 하면 아무한테도 사랑받지 못하는 법입니다.” 갭의 전략을 냉소한 어떤 이의 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고, 현대 사회의 트렌드 변화를 연구해온 제임스 하킨은 <니치>에서 종종 생태학에서 끌어온 비유를 든다. 이제는 경영학에서 ‘틈새 시장’(니치 마켓)을 의미하는 단어로 더 많이 사용되는 ‘니치’는 원래 생태학의 ‘생태적 지위’라는 뜻이다. ‘공룡’ 갭은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해 생태적 지위를 뺏긴 채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의 니치가 주류 시장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소극적 생존 전략이라면, 하킨은 “이제 니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중간층이 소멸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종이 생태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이 제각기 번성하고 있다.

미국 인구가 1억3000만명이던 1939년 개봉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2억200만장의 티켓을 팔았다. 영화, 식품, 자동차 업계 거물 회사들은 ‘중간층’을 공략하면 됐다. 정치인들 역시 진보와 보수 사이 부동층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다. ‘평균적인 소비자’의 시대였다.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은 달라졌다. 이들은 정보 소비자에서 정보 포식자로 변태했다. 이들은 온라인 서식지에서 무한정의 정보에 욕구를 드러내 원하는 것을 콕 집어낸다. 그리고 대중의 관심을 독점했던 주류 기업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다. 갭은 혼란에 빠졌다. 종합지의 부수는 감소했고, 지상파 방송사의 시청률은 곤두박질쳤다. 정치인들 역시 모두를 위해 말하려 한다면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을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평범한 유권자’, ‘일반적인 시청자’는 사라졌다.

정보 포식자가 남다른 것만을 갈망하지는 않는다. 메뉴가 너무 많으면 무얼 먹을지 모른다. 포식자들은 집단을 이루며 붙어 다닌다. “열광의 대상 주위에 모여들어서 서로 관심사를 공유하면, 우리는 한층 깊이 대상에 대해 공감하고 더욱 세세한 지식을 추구”한다. ‘정치 오타쿠’는 뉴욕타임스가 아니라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를 구독하고, 공포영화 팬들은 <타이타닉>이 아니라 <쏘우> 시리즈를 관람한다.

문제는 있다. 이들 새로운 대중이 “작은 상자들에 갇힐 위험” 때문이다. “비슷한 생각을 지닌 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들을 더 과장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내면의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이뤄진다.…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의 인터넷 집단은 이슬람 근본주의와 같은 극단주의 활동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하나인 트위터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엿볼 수 있다. 트위터리안들은 트위터 바깥 세상 혹은 자신을 팔로우(구독)하지 않은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기보다는, 자신을 팔로우하는 이들이 좋아하는 메시지만을 지속적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

<니치>는 경제·경영서지만, 경제를 넘어 정치, 사회, 문화의 흐름도 살핀다. 하킨은 “우리와 함께 자란 상업 및 문화의 바벨탑들은 대부분 우리의 발밑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기업에는 고객에게 아부하는 제품을 만드는 대신, “제품의 독특한 특성에 집중하고 열광적인 청중을 꾀어”내라고 조언한다. 애플, 몰스킨이 그렇게 성공했다. <나는 꼼수다>의 인기를 보면 하킨의 조언이 기업에만 해당하진 않을 듯하다.

ⓒ 경향신문 /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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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은 알고 싶은 정보 왜곡 이익 추구하는 기업일뿐…

구글의 배신

시바 바이디야나단 지음

황희창 옮김

브레인스토어

360쪽 │ 1만5800원

1998년 검색엔진 서비스로 시작한 구글은 인터넷 제국으로 군림하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에서 구글은 ‘검색하다’를 뜻하는 동사로 쓰인 지 오래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모바일 시장의 강자가 됐고, 소프트웨어 콘텐츠 하드웨어 시장까지 속속 장악하고 있다. 모든 것의 ‘구글화(googlization)’가 진행되면서 구글의 영향력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글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구글의 배신》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미디어와 법을 가르치는 저자는 지나치게 비대해진 구글의 영향력을 경고하며,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구글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구글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구글로부터 웹 검색, 이메일, 유튜브 비디오 등을 얻는 대신 구글은 사람들의 웹 검색 기록을 이용해 광고 매출을 올린다. 우리의 욕망, 집착, 편애, 선호 등은 구글이 광고주들에게 파는 상품이 된다.

구글의 검색 결과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글이 세상을 보는 렌즈가 돼가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이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반영하기보다 오히려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정보를 모으고 순위를 매기고, 정보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에서 나타난다. 정확성보다는 인기를, 새로운 사이트보다는 기존 사이트를, 유동적이고 다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외형보다는 대략적인 순위에 가치를 더 두는 구글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문화나 생각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일련의 도구를 제공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공공연히 장사를 하는 기업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구글은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며, 단기간의 이익에 맞춰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건 구글이 변하고 있다는 점.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새로운 적이 되거나 위협이 되기도 한다. 최근엔 모토로라를 인수해 휴대폰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구글과 협력해 온 기업들을 긴장시켰다.

저자는 구글이 여러 면에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구글이 새로 진입하는 거의 모든 시장이나 활동 분야에 분열을 조장하고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구글의 존재는 잠재적 경쟁자들이 혁신이나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다른 대안들을 몰아낸다. 구글이 쉽고 강력하기 때문에, 또 싸고 편리하게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점점 더 구글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고 의존하는 것은 더욱 큰 위험 요소다. 구글의 영향력이 꽤 강력하고 사용자들은 거의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반감은 없다. 구글이 삶을 더 윤택하게 하고, 세상을 가깝게 만드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구글을 받아들였을 때 드는 비용이나 위험성, 장기적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구글의 정책은 당연히 검색보다는 소비, 지식보다는 쇼핑에 더 특혜를 주는 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2020년의 구글은 2010년의 구글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그는 “구글이 소중한 문화적·과학적 자원들의 관리인이 될 거라 믿어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지식 생태계와 공론장을 설립하는 ‘인간 지식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 한국경제신문 /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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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은 한 달 동안에도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네 개의 주기를 거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급작스럽고 극심한 변화를 겪는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여성 호르몬의 작용 때문이다.

이처럼 큰 폭의 변화를 좌지우지하는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면 몸의 모든 균형이 깨지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즉, 여성 호르몬은 여성 건강을 좌우하는 열쇠다.

『여자도 모르는 여성 호르몬의 모든 것』(시그마북스 펴냄)은 여성 호르몬을 재조명하고 심신의 이상 원인을 알고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여성들이 몸에 이상을 느꼈을 때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함과 동시에 '여성의 심신, 특히 평소 느끼는 기분의 변화나 이상에 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이다.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 힌트를 제공하며 그렇게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어디에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지도 알려준다.

원인을 알고 나면 해결의 단서도 찾을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만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고, 문제 해결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
sek@km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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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소설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얼의 대식가 가르강티아. 호프만은 위안 없는 삶을
                         폭식으로 달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년 남자의 허기 통해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삶의 빈공간이 있음을 말해

호프만의 허기/레온 드 빈터 지음ㆍ지명숙 옮김/

문학동네 발행ㆍ444쪽ㆍ1만4,000원

네덜란드 작가 레온 드 빈터의 대표작 <호프만의 허기>는 한 중년 남자의 허기를 통해 세상에는 육하원칙의 명료한 서술로 설명되지 않는 빈 공간이 존재함을 말하고 있다. 영화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한 작가의 이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은 스릴러물의 형식을 빌려오면서, 스피노자의 철학을 틈틈이 배치해 독자의 지성을 자극한다.

펠릭스 호프만은 59세에 체코슬로바키아 주재 네덜란드 대사로 임명된다. 외교관이라는, 겉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는 20년 넘게 불면증과 폭식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의 불면과 폭식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징후다. 유대인인 그는 어린 시절 홀로코스트로 부모를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대학 때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쌍둥이 딸을 얻었다. 하지만 한 아이는 어려서 백혈병으로, 다른 아이는 헤로인 과다 복용에 따른 자살로 잃고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해진 상태다. 그는 밤마다 구역질이 날 때까지 음식을 먹으며 허기를 달랜다. 음식을 먹고 게워내기를 반복하며 불면증에도 시달린다.

그에게 유일한 위안은 프라하 관저에서 우연히 발견한 스피노자의 철학 책 <지성의 개선 및 지성을 사물의 참된 인식으로 인도하는 방법에 관한 논고>다. 마음의 허기를 스피노자의 철학으로 채우려는 듯, 그는 스피노자를 이해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며 가까스로 자신을 지탱한다.

'오직 영원하고 무한한 것을 향한 사랑만이 영혼을 기쁨으로 살찌운다. 그리고 그런 사랑만이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기에 가장 바람직할뿐더러 전력을 다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영혼을 채우고 싶은 호프만이지만, 또한 욕망을 가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그는 치명적 실수를 한다. 적국의 스파이인 카를라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그녀에게 비밀정보를 넘겨주게 된 것. 물론 뚱뚱한 중년 남자의 사랑은 배신당하는 것으로 끝난다.

소설의 또 다른 축은 호프만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면이다. 카를라 사건을 조사하러 온 미국 정보기관원 존 마크스는 호프만의 아내 마리안과 연락을 취하게 되고, 그녀가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라는 걸 알게 된다. 마리안과 마크스 역시 삶의 허기에 시달리던 사람들이다. 얼핏 줄거리만 들으면 신파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지만, 스피노자의 <…논고>의 일부분과 호프만의 일상, 호프만 주변인들의 이력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며 독특한 감응을 준다. 밀란 쿤데라가 막장 연애담과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버무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것처럼.

소설은 20세기 말 혼란의 시대, 1989년 6월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람들의 공허한 일상과 그로 인해 허기를 느끼는 인물들의 면면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인간 삶을 이루는 근간은 사회질서나 도덕 같은 드러난 사실보다 역사의 순간에 마주치는 충격, 상처, 그로 인해 생긴 빈 공간이며 누구도 이 아픔을 대신 겪거나 제거해 줄 수 없음을 인물들의 '허기'는 말하고 있다.

ⓒ 인터넷한국일보 /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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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출간

심리 치료사들과 화가들이 함께 만든 동화 시리즈가 출간됐다.

동양사상에 각 예술 장르를 접목한 심리 치료 기법과 프로그램을 연구·기획하는 통합문학치료연구소는 총 10권으로 기획된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가운데 '말하는 소나무' '길 이야기' '내 친구 아카시' 등 세 권을 먼저 내놓았다.

현대인들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과 불안, 정체성의 혼돈 등 여러 심리 문제를 상징과 은유를 통해 형상화한 동화 시리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심리 치료사, 예술 치료사들이 수많은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주제를 정해 글을 쓰고, 한 번도 동화 삽화를 그린 적 없는 화가들이 처음으로 삽화가로 참여했다.

고희선이 쓰고, 윤세열이 그린 '말하는 소나무'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에 대해 묻는 책이다.

어느 마을에 살고 있던 말하는 소나무는 자신이 아는 세상의 모든 비밀을 사람들에게 전하려 애썼는데, 그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곁에서 멀어졌다.

지쳐가던 소나무에게 어느 날 소녀가 찾아와 몇 날 며칠이 지나도록 열심히 이야기를 들어줬고, 이후 소나무는 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좋고 편안해지는 순간을 경험했다.

자신의 말만 쉼 없이 늘어놓던 소나무는 이제 말없이 사람들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게 됐고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길 이야기'(임민주 글. 김태연 그림)는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며, '내 친구 아카시'(김수련 글. 한유진 그림)는 눈에 보이는 화려한 꽃보다 보이지 않는 튼튼한 뿌리가 더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나한기획. 각권 1만8천-2만4천원.


(c)연합뉴스 /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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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마, 청춘!/김진각, 박광희 지음/한국in 발행ㆍ240쪽ㆍ1만2,000원

지난해 한국 사회에서 유행한 '쫄지마'란 말은 경상도 사투리 '쫄다'에서 왔다. 쫄다는 '겁먹다'란 뜻이다. 그래서 '쫄지마'는 힘겨워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다. 하지만 이 말의 밑바탕엔 두려움이 깔려 있다. 20대는 취업전쟁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30대는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속에서 생활전쟁을 치른다. 40․50대는 은퇴 압박이 무섭다. 그 두려움을 잊으려고 다들 외친다. 쫄지마!

<쫄지마, 청춘!>은 김난도 박승 오세정 조광 정민 정병설 정혜신 탁석산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8명의 멘토가 무한경쟁과 고용불안 등 각박한 현실의 출발선을 막 넘은 청춘에게 보내는 응원가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먼저 '최선의 나 자신'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스펙보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집중하란 얘기다. 스펙은 남이 세운 기준일뿐더러 수년 뒤에는 아무 소용없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씨 역시 스펙 쌓기에 칼을 댄다. 그는 스펙 쌓기를 '내 삶을 타인의 삶처럼 사는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취업이 안 될까 불안하고, 경쟁사회에서 혼자 뒤처질까 두려우니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 정씨는 자기가 주인이 아닌 삶은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조언을 경계하라는 말도 눈에 띈다. 철학자 탁석산씨는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에게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밥벌이라면 열정과 의욕만 갖고는 힘들기 때문이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도 월급보다 자신의 적성과 조직의 미래를 보고 직업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인은 나를 위해 살고 대인은 남을 위해 산다'는 말을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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