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스타 작가展' 지상갤러리
서양화가 김정수 씨(57)는 진달래를 미학적으로 변주하는 화가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1983년 프랑스로 건너간 뒤 ‘가장 한국적인 것’에 주목하며 1995년부터 진달래를 소재로 작업해왔다.
2004년 귀국한 그는 황토색의 거친 삼베 화폭 위에 여백이 돋보이는 진달래 그림을 선보이며 단숨에 인기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2006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갤러리3)와 시카코(샌트화랑) 워싱턴(DC갤러리)에서 차례로 순회전을 가졌다.
그의 ‘축복’ 시리즈는 진달래 꽃잎을 바구니에 수북하게 담은 그림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에 이별의 한(恨)이 채색된 한국인의 정서가 풍겨난다면 김씨의 진달래 그림에서는 한국 근·현대사를 걸어온 어머니의 사랑이 아지랑이처럼 싱그럽게 피어오른다.
고단했던 역사의 뒤안길에 수많은 어머니들의 희생과 사랑이 스며있듯 진달래 꽃잎 하나하나에 이 땅의 고귀한 숨결들이 녹아 있다. 진달래야말로 자식 사랑과 집안의 복을 기원하는 어머니, 그 축복의 메시지로 치환할 수 있는 소재라고 그는 얘기한다. 24일까지 이어지는 한경갤러리 개관 기념 ‘한국-프랑스 스타작가전’에 근작 2점을 내놨다.
ⓒ 한국경제신문 /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꽁이의 FUN STORY/영화공연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9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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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귀국해 서울에서 작업하고 있는 신재돈(53) 작가에게 국내 상황은 회색빛 풍경이다. 모호함의 색채다.
“때때로 내가 현실 속에서 정말 존재하고 있는가 의심이 들 정도다. 내가 읽고 보고 있는 이 사물들, 경치들, 그리고 매일처럼 터지는 사건들이 진짜일까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한국에 와서 작업하고 있는 두어 달 동안 거의 집 안에만 있어도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일이 벌어지고 터지고, 허무맹랑한 결론으로 끝나고 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는 이 같은 모호함을 위기에 처한 인물들에서 드러내고 있다. 그림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환자, 탈북자, 한파 속 행인 등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다. 때론 ‘나꼼수’에 등장하는 인물도 있다.
“북쪽의 김정일이 죽고 눈 내리는 평양 거리에서 북한 사람들이 울부짖었다. 추운 겨울 아침엔 정봉주라는 사람이 구속되고 겨울 날씨에 아랑곳없이 비키니 입은 여자들 사진이 떴다.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은 강제로 되돌려보내지려고 한다.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은 이름을 모두 바꾸어 달았다. 참으로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매일같이 새로운 날이 오고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작가는 이 세상 자체가 모호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통찰의 출발로 보고 있다. 견고한 명확성을 부르짖는 몸짓들의 허구를 넌즈시 드러내 보여주려 한다. 시각적 모호함으로 칼선 대립과 갈등의 전선을 무력화시키려는 듯하다.
“어제의 담론이 일주일 후면 낡은 담론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실재하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이것들을 아는 것일까. 정보는 전파를 떠다니다 TV화면을 통해 운좋게 나의 뇌파에 와닿거나, 인터넷의 가상광고 속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떠돌아다닌다. 어떤 알 수 없는 공간 속에서 탄생되고 어둠 속을 부유하다 마침내 어디론지 사라지는 알 수 없는 말들, 사물들, 사건들. 이것들은 내가 만질 수 없는, 실제라고 믿기 너무나 어려운, 15인치 랩톱 사각형 화면 속에 모조리 살고 있다.”
작가의 천착은 종국엔 역사에 머문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지만, 단지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2012년을 걸어가는 역사 속에 존재하는 실체로서 인간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은 무엇인가. 역사 속에서 인간들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 이 역사 속에서 우리는 아직 진실을 알 수 없다. 지금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짜일 수 있다. 가짜라고 생각했던 것이 진실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는 진실을 품고 있다. 그래서 역사는 위대하다. 나의 작업은 바로 이 무력한 존재로서의 역사적 인간들, 사람들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 여정 속에서 세상의 깊이를 가늠하고 싶다.”
그는 설령 모호하다 할지라도 의심하고 질문하기를 멈추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예술이고 그의 작업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나는 질문을 심플하고 직선적으로 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을 알기에 그렇다. 얼치기 미학, 심미주의로 시간을 소진하고 싶지 않다.” 표현주의를 연상시키는 형과 색의 과감한 구사로 이 시대를 담아내려는 모습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20일까지 갤러리 고도. (02)720-2223
ⓒ 세계일보 & Segye.com / 편완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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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ky, Groove Sound의 제왕 '인코그니토(Incognito)' 작년에 이어 또 내한
- 재즈 장르로는 국내 최초 환상적인 올나이트 스탠딩 공연…국내외 팬들 및 관계자들의 관심 집중
세계 최고의 애시드 재즈 밴드 '인코그니토(Incognito)'가 작년에 이어 올해 6월에 다시금 한국을 찾는다.
작년 4월 내한 공연의 성공적인 흥행과 한국팬들의 열정적인 반응에 매료된 '인코그니토(Incignito)'는 한국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올해는 단순한 무대 공연이 아닌 올나이트 스탠딩 파티 형태의 공연으로 진정한 애시드 재즈의 고품격 'Funky, Groove Sound'의 진수를 들려 줄 예정이다.
1981년 결성 이후, DJ 자일스 피터슨(Jilles Peterson)과 함께 재즈와 펑크(Funk)를 주축으로 소울이나 라틴 음악 그리고 힙합이나 테크노의 요소들을 믹스시킨 애시드 재즈(Acid Jazz)라는 장르를 만들어내며, 세계 최고의 애시드 재즈 밴드로 추앙받고 있는 '인코그니토(Incognito)'는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장 폴 블루 마우닉이 주축이 된 프로젝트팀이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동시에 대중 친화적인 'Jazz - Funk' 무드의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시드 재즈계의 거장으로, 90년대 후반부터 자미로콰이, 더 브랜드 뉴 헤비스와 함께 애시드 재즈를 세계적인 장르로 부각시키고, 20년 동안 애시드 재즈계의 지존으로서 군림해온 밴드다.
지금까지 애시드 재즈계의 가장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음악은 재즈와 펑크, 퓨전, 록 등이 '그루브'라는 명제 아래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인코그니토(Incognito)'가 이번 6월에 보여줄 올나이트 스탠딩 파티 공연은, "파티와 춤이 없는 공연은 하지 않겠다."는 '인코그니토(Incognito)'의 리더 장 폴 마우닉(Jean Paul Maunick)의 공연 의도를 반영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대형 공연과 클럽 파티를 접목시킨 열정적인 파티 공연으로 국내외 애시즈 재즈팬들과 클럽 파티 매니아들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한편, 이번 인코그니토 내한공연은 오는 6월 5일과 6일 갤러리아포레 컨벤션홀(오후 8시부터 새벽 3시까지)에서 열린다. 좌석은 모두 스탠딩이고 티켓가는 모두
99,000원이다.
ⓒ 엑스포츠뉴스 / 이우람 기자 milan@xportsnews.com
ㆍ‘1958 에콜 드 파리’전
“파리에 도착한 지 며칠 안되는 어느 날 비에 젖은 파리의 은빛 나는 거리를 걸어서 하숙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이상한 흥분의 도가니 속에 빠지고 말았다. 비에 젖은 내 눈앞에 아른거리는 센 강물이며 거리의 마로니에가 부옇게 흐려서 둥둥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 30대 청년 시절 프랑스로 유학을 간 화가 손동진(80)은 처음으로 루브르 미술관을 견학한 후 느꼈던 알 수 없는 흥분감을 회화적인 글로 표현했다.
손동진이 머물던 1950년대 파리는 전 세계의 수많은 예술가들을 유혹하던 세계 문화의 수도이자 현대미술의 용광로였다. 당시 그곳에는 손동진을 비롯해 한국 현대미술의 대가들로 꼽히는 김환기, 권옥연, 남관, 이성자, 이세득 등이 있었다. 이들은 파리에서 유럽의 서정적 추상운동을 직접 경험하면서도 한국적 주제와 전통성이 녹아든 독자적인 추상미술의 세계를 열었다. 20세기 초반 유럽의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의 중심에 서 있던 샤갈,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예술가들을 총칭하는 ‘에콜 드 파리’에 비견할 만한 움직임이었다.
서울 충무로 신세계갤러리에서 다음달 19일까지 열리는 ‘1958 에콜 드 파리’ 전시는 이들 1세대 재불(在佛) 한국작가들이 머물던 시기인 1958년 전후의 작품과 자료들을 한 데 모았다. 한국 현대미술을 정착시킨 대가들의 파리 시절 작품세계를 비교하며 볼 수 있는 기회로 한국전쟁의 비극을 딛고 이들이 꿈꾼 세계를 회화작품으로 접할 수 있다.
‘에콜 드 파리’의 중심지 파리 몽파르나스에 화실을 마련한 남관(1911~90)은 파리 생활을 거치면서 앞서의 인물·풍경화에서 앙포르멜 추상화로 화풍이 변모한다. 앙포르멜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서정적 추상회화의 한 경향이라 정형화된 추상, 기하학적 추상에 대한 반동으로 생겨난 것으로 격정적이며 주관적인 추상표현주의이다. 그의 ‘시장’엔 파리 생활의 고독과 외로움이 신비스러운 형체로 표현되었다. 권옥연(1923~2011)도 1960년 작품 ‘추상’에서 비정형의 형태와 두툼한 질감, 청회색의 절제된 색채 등 앙포르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김환기(1913∼74)는 파리에서 달, 백자, 산, 학, 매화 등 한국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서정적 추상화를 그렸다. 파리 개인전에 출품된 ‘항아리’ ‘영원의 노래’ ‘새들’ 등은 회화로 표현된 ‘시’로 불릴 만큼 고도로 절제된 조형요소로 한국적 미의 세계를 담았다. 손동진은 서구의 현대미술을 직접 보면서 오히려 신라금관과 탈춤, 석굴암 등 한국적 전통을 재발견했다.
한국의 ‘에콜 드 파리’ 작가들은 서양미술의 논리를 받아들이면서 한국인이라는 태생적인 문화적 배경을 살리고자 했다. 서양미술과 동양미술의 융합을 시도한 이들의 노력으로 한국 현대미술은 독자성을 갖출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들 작가의 작품세계를 현장감 있고 입체적으로 살펴보도록 작가들과 관련된 각종 인쇄 출판물, 언론기사, 사진 자료도 전시된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 주영재 기자 jyeong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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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여배우와 평범한 남자의 단꿈 같은 사랑.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여배우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된 세기의 톱스타 마릴린 먼로라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여배우와 평범남의 짧은 사랑을 '불장난'으로 표현하기보다는 한 남자의 잊을 수 없는 첫사랑으로 잔잔하게 그린 영화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라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먼로의 매력적인 겉모습 뒤로 숨겨진 불안의 그림자를 비추며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어린 남자의 순정을 그렸다.
먼로는 실제로 1956년 '왕자와 무희'를 촬영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다. 그때 영국 명문가 자제인 콜린 클락은 감독과 주연을 맡은 로런스 올리비에의 시중을 드는 '써드 어시스턴트'(조감독)을 맡고 있었다.
영화는 이 남자가 먼로와 함께했던 1주일을 회고하며 쓴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생전에 먼로는 그에 대한 언급을 공식적으로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영화의 주인공 역시 먼로라기보다는 콜린 클락이라고 할 수 있다.
콜린(에디 레드메인)은 먼로(미셸 윌리엄스)를 처음 본 순간 그녀의 귀여우면서도 관능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지만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촬영을 시작한 먼로가 올리비에 감독과 계속해서 갈등을 빚으면서 콜린은 먼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그녀 역시 콜린에게 호감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촬영장에 1시간 이상 늦기 일쑤고 걸핏하면 신경안정제를 다량 복용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먼로를 모두 견디기 어려워하지만, 콜린은 그녀를 감싸주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먼로는 정신적으로 불안할 때마다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콜린을 찾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사람들 몰래 하루 동안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단꿈도 잠시. 촬영이 끝나고 먼로는 남편인 유명 극작가 아서 밀러에게 헌신하겠다며 콜린에게 그간의 일을 잊으라고 말한다.
영화는 두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순간을 호수에서 입맞춤하는 장면으로 보여줄 뿐, 그 이상의 묘사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톱스타를 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약에 취한 그녀를 조용히 옆에서 지켜주는 우직한 청년의 모습이 감성적으로 표현됐다.
미국의 여배우 미셸 윌리엄스가 50년 만에 부활시킨 먼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즐겁다.
큰 재미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먼로를 추억할 만한 소박한 영화다.
'해리포터' 시리즈 이후 처음 성인 연기에 도전한 엠마 왓슨도 만날 수 있다.
29일 개봉. 상영시간 99분.
(c)연합뉴스 / 임미나 기자 /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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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코벤트가든),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과 더불어 3대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뉴욕 링컨센터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공연을 보는 건 클래식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꿨을 로망이다. 최고 495달러(약 56만원)에 이르지만, 그나마 서둘러 예약하지 않으면 공연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메트 오페라를 한국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복합 상영관 메가박스에서 진행하는 ‘더 메트: 라이브 인 HD’(The Met: Live in HD)를 통해서다. 메트 오페라가 직접 제작한 공연 실황 영상인데, 지난해 전 세계 56개국 800여개 영화관에서 280만명이 관람했다. 현장에서 오페라 글라스를 끼더라도 보기 어려운 오페라 가수의 눈짓과 숨소리, 땀방울을 포착한 것은 물론 카메라가 무대 뒤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주연 배우나 연출자, 지휘자와의 인터뷰 등을 담아냈다. 메가박스의 음향 시스템과 일반 HD화질보다 4배 이상 뛰어난 4K 디지털 프로젝터를 통해 공연장에 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2011~2012 시즌 진용은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2065명을 유혹한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의 이야기를 그린 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2월 29일 개봉)를 시작으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3번째 이야기인 ‘지크프리트’(4월 4일),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에 대한 이야기인 글래스의 ‘사티아그라하’(4월 18일),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이 주연을 맡은 헨델의 ‘로델린다’(5월 9일), 구노의 ‘파우스트’(5월 30일)를 선보인다. 한 달의 휴식 기간을 둔 뒤 헨델의 ‘마법의 섬’(7월 4일)과 바그너의 ‘신들의 황혼’(8월 1일), 베르디의 ‘에르나니’(8월 15일), 마스네의 ‘마농’(9월 12일)이 이어지고,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10월 10일)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더 메트: 라이브 인 HD’는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4시에 상영된다. 반포4동 센트럴점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금요일 오후 8시에 볼 수 있다. 일반 3만원, 청소년 2만 5000원. 1544-0070.
ⓒ서울신문사 /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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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세상에서 가장 큰 민간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흔히 빌 게이츠 재단이라고도 한다) 재단이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스코프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출품된 한국 작가의 작품에 매료돼 그의 작품 3점을 사들인 적이 있었다. 그때 빌 게이츠 재단이 구입한 작품이 최영욱의 달항아리 그림이었다.
'빌 게이츠가 선택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최영욱(49). 그의 '달을 품다' 전이 오는 29일까지 롯데갤러리 부산본점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것도 빌 게이츠 재단에서 선택한 것과 같은 달항아리 그림.
가장 큰 특징은 도자기 유약에 생기는 가느다란 균열인 '빙렬(氷裂)'. 그의 달항아리 그림에서는 뚜렷하고 선명하다. 그림 속 달항아리 표면은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바닥처럼 잔금이 자글자글하다.
그는 "먼저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달항아리의 기억을 품어 내기 위해 동양화 물감, 돌가루, 젯소(물감을 잘 입히기 위한 바탕자료) 3가지를 혼합해 바른 후 물감을 수십 겹(30~40회) 올려 달항아리 형상을 만든다. 마르면 동양화 물감으로 얼룩도 만들고 크랙도 그려 넣어 갖가지 세월의 흔적을 새겨넣는다"고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달항아리 표면은 마치 하늘에 달과 별이 알알이 박힌 것처럼 신비스러움을 주는 마력이 있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갖는 입체성을 평면으로 표현했지만, 입체성에서 보여주는 모나지 않고 넉넉하며 부드러운 곡선의 편안함을 평면 회화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더불어 세월의 흔적을 새겨 넣어서 그런지, 농익은 기품과 격도 풍긴다. 수없는 붓의 터치에 입체감도 살짝 살아있다. 부정형이 상징하는 무심한 아름다움이야말로 형언할 수 없는 우아한 멋이다.
그가 달항아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6~7년 전부터. 그전에는 뿌옇게 흐린 들판의 풍경 그림 같은 자연을 즐겨 그리곤 했다. "어느 날 박물관에서 달항아리를 봤어요. 달항아리의 형태와 흔적이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아 보였어요. 세련되지 않으면서 조용하고 은은한 게, 내 삶도 달항아리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달항아리에 푹 빠졌습니다."
최근 달항아리에 관심을 두는 작가들이 많아졌다. 김환기, 도상봉, 강익중 그리고 최영욱까지. 표현도 다양하다. 대체, 달항아리가 주는 매력이 뭐기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모나지 않고 넉넉하면서 부드러운 곡선이 주는 진한 여운. 빌 게이츠를 반하게 한 달항아리가 내뿜는 묘한 미학적 울림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지. ▶최영욱 '달을 품다' 전=29일까지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몰 10층 롯데갤러리. 051-678-2610.
/ 정달식 기자 dosol@ SNP 무료 샘플 구경하러 가기
영국 출신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59)의 풍경 사진은 동양의 수묵화를 떠오르게 한다.
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여백의 미를 살려 은근한 멋이 느껴지는 그의 작업은 대부분 이른 새벽에 이뤄진다고 한다.
케나가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촬영한 아침 풍경을 담은 사진을 모아 11일부터 3월18일까지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고요한 아침 Tranquil Morning'전을 연다.
수십 년간 사진 작업을 하면서 작가는 고요한 아침의 정적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전시에서는 곳곳의 아침 풍경이 담긴 사진 52장과 촬영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선보인다.
회화와 판화 그래픽을 공부한 작가는 사진 특유의 '기록성'이 아닌 '회화성'에 매료돼 동양적인 느낌이 강한 작업을 이어왔다.
매년 한국을 찾아 '코리아' 시리즈를 준비하는 그는 강원도 삼척의 작은 섬인 솔섬을 찍어 천연액화가스(LNG) 생산기지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솔섬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시에 맞춰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강원도 평창에서 집중적으로 작업할 예정이며 평창 사진은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공근혜갤러리에서 김영일 작가와의 기획전을 통해 공개된다.
전시와 함께 영문과 한글로 된 케나의 사진집 '고요한 아침'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에서도 동시 판매되며 사진집 출간을 기념한 강연회와 사인회도 열린다.
일반 3천원. ☎02-738-7776.
(c) 연합뉴스 /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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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직장과 돈, 남자까지 잃고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여자 스테파니 플럼(캐서린 헤이글). 고향에 있는 범죄 사무실에 가까스로 취업한 그녀에게 인생 역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5만 달러라는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한 남자를 찾는 일을 맡게 된 것.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로맨틱 퀸 캐서린 헤이글 주연의 영화 ‘원 포 더 머니’는 기존의 알록달록한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오히려 로맨스 보다 미스터리 수사극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유는 영화의 원작인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에 있다. 미국의 ‘칙릿’(20~30대 미혼여성의 일과 사랑이 주제인 장르 소설) 전문 작가가 쓴 이 작품은 여주인공 스테파니 플럼이 주인공인 추리소설이다. 1994년 1권 ‘원 포 더 머니’를 시작으로 모두 18권의 시리즈가 출간된 베스트셀러다.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만큼 작품의 줄거리와 에피소드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구조를 갖췄다. 스테파니 플럼이 목숨을 걸고 쫓는 남자는 다름 아닌 고교 시절 자신을 차버리고 잠적한 첫사랑 조 모렐리(제이슨 오마라)였다. 게다가 전직 경찰관이었던 그 남자는 현재 살인사건의 용의자 신세다.
영화는 스테파니 플럼이 조 모렐리가 연루된 살인사건의 비밀을 풀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돈때문에 조 모렐리를 추격하던 스테파니는 조금씩 10년전 사랑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이 작품은 캐서린 헤이글이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 준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연출했던 줄리 앤 로빈슨 감독과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스릴 로맨스’를 표방한 영화는 로맨스와 수사극 사이에서 길을 잃고 다소 어정쩡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원작에서 여자 탐정 역할을 자처하는 스테파니 플럼의 개성적인 캐릭터도 영화에서 그다지 매력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싹트는 로맨스도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기에는 다소 흡인력이 떨어진다. 다만 쾌활함에서 터프함까지 새로운 면모를 과시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캐서린 헤이글의 팬이라면 두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수도 있다. 16일 개봉.
ⓒ 서울신문사 /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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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3D’는 ‘스타워즈’시리즈를 여는 작품이다. 기존 시리즈에 열광했던 영화 팬들에게는 3D 전환을 통한 시각적 즐거움과 추억을 되살리고, 처음 만나는 관객들에게는 시리즈를 처음부터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토리는 그대로이지만 관객들은 3D 전환 개봉을 통해 시리즈가 제작된 순서가 아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에피소드1부터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1977년 처음 시작된 장대한 우주전쟁 이야기의 퍼즐 맞추기는 28년이 2002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가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고 나서야 비로소 완성됐다.
당시 전 세계 42억 달러의 흥행 대기록을 세운 SF 걸작 ‘스타워즈’ 시리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을 시작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1980),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1983),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1999),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2002)으로 이어져 최종회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순서로 상영됐다.
이야기의 순서에 따르지 않고 각 편마다 제작된 순서로 먼저 상영됐던 이유에 대해서는 조지 루커스 감독이 이미 밝힌 바 있다. 1970년대 후반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의 닻을 올릴 무렵 그는 30년 앞을 내다보고 제작계획을 수립했다. 에피소드 1∼3편이 당시의 제작기술로는 완벽한 ‘그림’이 나오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서자 그는 과감하게 4∼6편을 먼저 만들기로 하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부터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4∼6편의 흥행대박과 기술 발전에 힘입어 16년의 사이를 벌린 뒤 에피소드 1∼3편의 제작에 손을 댔던 것이다. 이러한 계획과 첨단 디지털 기술을 버팀목으로 삼아 그는 자신이 꿈꾸던 영상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28년에 걸친 ‘스타워즈’의 장대하고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조지 루커스 감독은 이 역작에 총력을 기울였음에 틀림없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그에게 곧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은 거대한 스토리 라인을 하나로 엮어내는 데 있다. 낱개로 쏟아지는 재미가 아니라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그는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스타워즈 마니아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스타워즈’의 신화가 2012년에 다시 부활할 조짐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 3D’의 개봉에 이어, 나머지 다섯 편도 모두 3D 변환 작업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한계를 넘어 전 세계적 사회문화 현상을 빚어내며 영화가 가진 파급력의 정점을 보여준 ‘스타워즈’ 시리즈가 앞으로 해마다 한 편씩 3D로 재개봉될 예정이다.
1999년 개봉 당시, 9억 달러의 흥행 신화를 써내려 가며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은 위대한 전설의 첫 번째 장을 여는 작품으로, 은하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둠의 세력과 우주의 평화를 지키려는 제다이 기사들의 대결, 그리고 우주 최강의 제다이 기사로 성장할 어린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의 모험담을 다룬다.
평화롭던 은하계가 외곽 지역의 무역항로 세금 문제로 전쟁의 위험에 놓인다. 무역항로를 장악하려는 연합 무역집단은 전투함을 출격시켜 아미달라 여왕(나탈리 포트먼)이 통치하는 나부 행성을 고립시킨다. 이에 은하계 원로는 평화를 위해 콰이곤 진(리엄 니슨)과 오비완 캐노비(이언 맥그리거) 등 두 제다이를 파견한다.
협소한 계곡을 질주하는 아슬아슬한 포드레이싱과 ‘스타워즈’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광선검 결투 등 3D로 변환된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9일 개봉. 전체관람가.
ⓒ 세계일보 & Segye.com /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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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헤일리 로렌·로라 피지, 낭만·온기 가득한 공연 릴레이
밸런타인데이가 있는 2월, 낭만과 온기를 가득 품은 국내외 여성 재즈 가수들의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비구니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은 밸런타인데이 다음날인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50인조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공연 제목도 '2012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웅산의 러브스토리'다. 탱고 그룹 라벤타나의 아코디언 연주자 정태호, 색소폰 연주자 장효석, 가수 바비킴 등이 게스트로 참여한다. 1588-4430
지난 여름 국내 팬들과 처음 만났던 미국 신인 재즈 보컬리스트 헤일리 로렌은 22일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토파즈홀을 시작으로 나흘간 총 4차례 공연을 연다. 노라 존스를 롤모델로 꼽는 로렌의 장점은 재즈에 낯선 이들까지 매료시킬 만한 따뜻하고 편안한 목소리. 기존 쿼텟(보컬 피아노 베이스 드럼)에 기타를 추가한 퀸텟 편성으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은 1월 발표한 새 앨범에 담긴 곡들을 중심으로 꾸민다. (02)6352-6636
29일엔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수록곡 '렛 데어 비 러브'와 스탠더드 재즈 팝의 명곡'아이 러브 유 포 센티멘틀 리즌스'로 유명한 로라 피지가 서울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네덜란드 출신인 피지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대중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목소리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새 앨범 출시와 때를 맞춰 17인조 빅밴드와 '피버', '칙 투 칙' 등 대중적인 재즈 명곡들을 재해석해 들려줄 예정이다. (02)399-1114
한국 일보 /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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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살벌한 현실, 도시인들에 건네는 위로
밤 12시가 지났다. 신주쿠 뒷골목의 작고 허름한 식당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온다. 쉰살이 넘은 게이, 에로영화 배우, 시집 못간 노처녀 삼총사, 조직 폭력배의 간부,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트클럽 스트리퍼…. 단골들의 면면이 독특하다. 실제로는 가까이하기 두려운 인물들이다. 하지만 뮤지컬 <심야식당>은 그런 인물들의 지치고 외로운 일상을 감싸안는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만 문을 여는 이 작은 식당은 그들의 안식처다.
알려져 있다시피 원작은 일본의 만화다. 아베 야로의 만화로, 또 일본의 연작 드라마로도 유명한 <심야식당>이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사흘간의 쇼케이스 공연을 지난달 31일 마무리했다. ‘쇼케이스’란 본격적인 공연을 앞두고 미리 선보이는 무대다. 애초에는 배우들이 대본을 낭독하는 ‘리딩 공연’으로 예정했으나, 관객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바람에 좀 더 공연의 꼴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뮤지컬이라면 흔히 화려한 무대와 역동적인 군무를 연상한다.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면서 관객의 혼을 빼놓으려는 것이 오늘날 뮤지컬의 일반적인 추세다. 하지만 <심야식당>은 다르다. 소박하지만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밥상을 관객들 앞에 차려낸다. 게다가 그 작은 접시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담겼다.
극 속에서 ‘마스터’로 불리는 식당 주인은 손님이 원하면 뭐든지 만들어주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단골들이 주문하는 음식은 노상 똑같다. 어떤 이는 소시지 볶음을, 또 어떤 이는 계란말이를, 또 다른 이는 매실이 들어간 오차즈케를 주문한다. 그 음식을 앞에 놓아둔 채 털어놓는 각자의 사연들이 이 뮤지컬의 스토리를 이룬다.
만화와 드라마에서는 각각의 인물과 에피소드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했다. 한 사람의 사연이 한 편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90분짜리 무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물과 사연들은 하나의 실로 연결된다. 배우 8명이 각자의 이야기를 ‘토스’하는 방식이다. 아마 이 부분이야말로 연출가 김동연과 대본작가 정영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을 성싶다. 일단 성공적이다. 자칫하면 끊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의 맥락이 그다지 흔들리지 않고 이어진다. 특히 늙다리 게이의 코믹한 연기는 이 뮤지컬에서 빛나는 감초다. 그러나 노처녀 삼총사의 액션은 좀 더 정제가 필요해 보인다.
원작에서도 증명됐듯이 <심야식당>은 위로의 뮤지컬이다. 살벌한 현실, 단절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을 건네는 작품이다. 밤 12시가 넘어 식당을 찾아든 그들의 이야기는 황량한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의 삶과 진배없으며, 각자의 사연을 묵묵히 들어주는 심야식당의 마스터는 고향의 ‘큰형’과도 같은 존재다.
한국에서도 <심야식당>이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원작자 아베 야로가 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한국 사람들도 마스터 같은 사람이 그리운 모양이죠?”
두산아트센터가 젊은 창작자들을 발굴해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두산아트랩’의 올해 세번째 작품이다. 자칫 신파가 될 수도 있는 에피소드들이 절제된 그릇에 담겼다. 어른을 위한 한 편의 동화로 볼 수도 있겠다.
연출자 김동연은 “제작자가 나서는 대로 좀 더 완성도 높은 본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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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귀했다. 제철이 아니면 구하기 어려웠다. 조상들은 지혜를 발휘했다. 종이에 물을 들여 꽃을 만들었다. 이를 지화(紙花)로 불렀다. 지화는 생화 못지않게 아름답고 고왔다. 각종 의례마다 다양하게 만들어져 쓰였다. 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장인인 지화장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조선 고종 때 제작된 `진연의궤`에는 어잠화권화, 목단화, 월계화, 유자화 등 스무 가지가 넘는 지화가 수록돼 있다. 그만큼 궁중에서도 지화를 중히 여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화는 근대 이후 산업화의 흐름을 타고 플라스틱 조화로 대체됐다. 화훼산업의 발달로 생화가 넘쳐나게 됐다. 지화에 대한 관심도 점차 사라져갔다.
김태연 대구대 조형예술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지화 권위자로 꼽힌다. 우리 조상들이 궁중과 불가, 일상에서 쓰던 지화를 전통방식으로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재창조했다. 그의 작품은 생화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종이꽃 특유의 질감을 뽐내 호평을 받았다. 김 교수의 지화에 매료된 사람은 많았다.
`조선백자` 사진으로 유명한 구본창 경일대 교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구 교수는 김 교수가 만든 지화를 정갈한 프레임에 담았다. 생명력 없는 사물들이 사진을 통해 생명력을 얻고 존재감을 갖도록 하는 자신의 작업방식에 적합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29일까지 서울 동숭동 꼭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지화’ 전은 구 교수의 지화사진 6점과 김 교수의 지화 10여점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작품 수가 많은 대형 전시회는 아니다. 그러나 단아하고 고고한 지화의 기품을 공예예술과 사진예술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02-766-3315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김용운 (luck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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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몬트리올. 바니는 바에서 오랜 악연인 오헌 형사와 마주친다. 오헌은 막 출간된 저서를 건네며 아직 바니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1974년의 로마로 넘어간다. 보헤미안의 삶을 즐기면서도 바니는 유대인답게 올리브를 수출해 돈을 버는 수완을 발휘했다. 임신했다는 여자의 말을 믿고 그는 덜컥 결혼하는데, 친구가 아이의 생부임이 밝혀지면서 싱겁게 끝난다. 1975년, 캐나다로 거처를 옮겨 싸구려 TV쇼를 제작해 돈을 벌던 그는 부유한 가문의 딸과 두 번째 결혼을 서두른다. 운명은 야속한 것. 결혼식 하객으로 온 클라라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서툰 고백을 들은 그녀는 당연히 거절한다. 그러나 바니는 사랑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친구의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배우들이 낯익어서 할리우드영화로 보이지만 ‘세 번째 사랑’은 뼛속들이 캐나다 영화다. 원작을 쓴 모르더키 리클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캐나다 작가. ‘세 번째 사랑’은 1997년에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이다. 제작을 맡은 로버트 란토스는 캐나다 작가영화를 상징하는 존재다. 캐나다 영화산업을 선도하는 얼라이언스사(社)를 설립하고 대표를 지낸 그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아톰 에고이안, 드니 아르캉의 영화를 제작하며 캐나다 영화를 알리는 데 힘써 왔다. 그의 영향력 덕에 크로넨버그, 에고이안, 아르캉 같은 거장들이 이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세 번째 사랑’이 할리우드의 러브스토리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캐나다 영화임을 먼저 기억할 일이다.
설정만 보면 ‘세 번째 사랑’은 ‘악한 소설’처럼 진행되어야 한다. 여러 여자를 거치는 동안 자연스레 사고를 치며 돌아다니는 바니는 20세기의 ‘톰 존스’ 역할에 썩 어울리는 인물이다. ‘세 번째 사랑’이 회고록이라는 점도 유쾌한 악한에게 유리하다. 탕아에 불과한 카사노바가 자기 손으로 전기를 써 역사에 남는 연인으로 화했듯이, 바니 또한 유머와 풍자를 무기로 1970년대식 사랑이야기를 써나가면 그만이었다. 원작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지만, 악한의 연대기는 영화로 옮겨와 대폭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바니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살인 혐의, 소프 오페라 제작, (리클러의 주요 이슈인) 유대인 문화, 알츠하이머병의 고통은 맛을 보는 선에서 그친다.
개중 재미없는 부분인 낭만적 사랑과 실패에 집중하는 까닭, 그것이 어쩌면 영화의 진짜 주제인지도 모른다. 프리섹스 열풍이 몰아치던 1976년, 페데리코 펠리니는 카사노바를 영화의 장으로 불러냈다. 같은 시간을 출발점으로 잡은 ‘세 번째 사랑’은 ‘카사노바’의 성 판타지를 제거하는 대신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부여안는다. 영화는 바니를, 신체의 자유를 탐하다 참사랑을 잃은 악한으로 그린다. 그는 악한으로서 우쭐대기보다 잘못을 고백하려 한다. 예스러운 화면으로 1970~80년대를 재현한 ‘세 번째 사랑’은 프리섹스의 쓸쓸한 여파와 악한의 쓰라린 참회를 기록하고자 한 작품이다. 감독은 그것이야말로 1970년대를 해석하는 ‘바니의 버전(영화의 원제는 Barney’s Version)’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 점에서 번역 제목은 바보 같다. 원제목의 뜻을 살리지 못했거니와 내용과도 상관없다. 12일 개봉
ⓒ서울신문사 / 영화평론가 이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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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한국 현대회화의 독창성을 구축한 김환기(1913∼1974)는 작품성 면이나 상업성 면에서 가장 인정받는 작가라는 평가다. 생전 3000점에 이르는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한국의 피카소’라는 별명이 붙었고, 사후에는 국내외 각종 경매에 출품된 그의 작품들이 억대에 낙찰돼 ‘블루칩 작가’로 떠올랐다.
명실공히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그의 대규모 회고전이 6일부터 2월 2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신관에서 열린다. 갤러리현대가 2010년 박수근, 지난해 장욱진에 이어 기획한 ‘한국 현대미술 거장’ 전의 일환으로 내년에 탄생 100주년을 앞둔 김환기의 1930년대 작품부터 작고 직전까지 시대별 대표작 60여점을 소개한다.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일본대학 미술부를 나온 김환기는 30년대 추상화를 거쳐 50년대 우리 것을 그려야겠다는 의식으로 달 매화 학 항아리 등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1부 ‘서울시대Ⅰ’(1937∼56)에서는 ‘피난열차’ ‘항아리와 여인들’ ‘답교’가, 2부 ‘파리시대’(56∼59)에는 ‘항아리와 꽃가지’ ‘산’이, 3부 ‘서울시대Ⅱ’(59∼63)에는 ‘달과 매화와 새’가 각각 전시된다.
4부 ‘뉴욕시대’(63∼74)에는 동양적 정체성을 점으로 표현한 추상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0만개의 점’ 등을 선보인다. 이 시기 작품들은 기존의 푸른색에서 회청색으로 변했고 특히 74년 작 ‘무제’는 가장 우울한 느낌을 준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그해 7월 25일 뉴욕의 한 병원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서울 창신동에서 살던 어린 시절, 여름이면 부채질을 하는 등 조수 노릇을 했다는 김 화백의 둘째딸 금자씨는 “아버지는 유머감각이 있었고 늘 웃으며 다정다감했다”며 “뉴욕에서 작업할 때 편지를 보내셨는데 ‘낮에는 태양빛이 아깝고 밤에는 전깃불이 아까워 잠시라도 붓을 놓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래서 병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회상했다.
이번 전시 작품 가운데 50년대 작 ‘귀로’와 64년 작 ‘메아리’, 64∼65년 사이에 제작된 ‘무제’는 처음 공개된다. 출품작 전부 개인 소장자에게서 빌려온 것으로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이 소장자와 평소 쌓은 친분 덕분에 가능했다. 박 회장은 “미술 애호가인 소장자 대부분이 회장들이라 연락도 잘 안돼 작품을 모으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평론가, 작가, 화랑, 언론 등 미술계 전문가 100명과 일반 관람객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김환기의 대표작’을 조사한다.
또 10일 오후 2시 전시장에서 유홍준 명지대 교수의 특강이 열리고 2월 20일에는 김 화백의 흔적을 찾아가는 ‘신안 김환기 생가 투어’가 진행된다(02-2287-3500).
ⓒ 국민일보 /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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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클래식 음악계의 콘텐츠는 어느 해보다 풍부하다.
스타 지휘자와 세계 정상급 악단들이 올해도 잇따라 내한한다. 상반기 중 내한 공연이 집중되는 시점은 2월 넷째 주와 다섯째 주. 하루가 멀다 하고 쟁쟁한 악단들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는다. 2월 21, 22일 네덜란드의 명가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가 온다. 아시아 투어의 일부로 상임지휘자 마리스 얀손스 대신 정명훈이 이끈다. 이틀 동안 버르토크 <관현악단을 위한 협주곡>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재닌 얀센), 브람스 <교향곡 2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협연 김선욱)을 들려준다. 같은달 23일에는 ‘바흐 전문’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바흐의 <마태 수난곡> 전곡을 연주한다. 이어 27, 28일엔 러시아 음악 해석의 권위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런던 심포니를 지휘하는 무대가 기다린다. 첫날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3번>(협연 데니스 마추예프), 둘째날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과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협연 사라 장)을 들려준다.
하반기는 11월이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의 정점이다. 11월 6일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이 카렐 마크 시숑의 지휘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말러 <교향곡 1번>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비비아네 하그너)을 들려주며, 게르기예프는 11월 6,7일 한국을 다시 찾아와 분신처럼 여기는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같은 달 20, 21일에는, 거장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을 이끌고 예술의전당에서 연주를 한다. 이 밖에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4월7일·로린 마젤 지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5월29일·조나선 코헨 지휘),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6월10, 11일·파보 예르비 지휘),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6월21일·미하일 플레트네프 지휘), 기돈 크레머와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10월16, 17일), 비비시(BBC)필하모닉(12월2일 · 후앙고 메냐 지휘)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말러 시리즈를 끝낸 서울시향은 올해부터 ‘러시아 시리즈’를 선보인다. 겐나지 로제스트벤스키(2월29일), 마크 엘더(6월8일), 앤드류 그램스(11월 29일) 등 러시아 음악에 정통한 지휘자들이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가브릴류크, 하피스트 라비냐 메이예르 등과 협연한다.
대가들의 독주회, 실내악 연주회들도 놓치기 아깝다. 첼리스트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이 3월12일 내한해 동서양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지난해 건강 악화로 내한연주를 취소했던 피아노거장 라두 루푸가 11월17일 독주회, 19일 협주곡 연주회를 마련한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올해 3월 29일, 6월 21일, 9월 6일, 11월 8일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다. 20대 중반에 베토벤 소나타 전곡에 도전하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흔치 않다.
ⓒ 한겨레신문사 /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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